블로그 이미지
블로그가 세상에 전달하는 메세지
Blogsecret

Notice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total
  • today
  • yesterday




"나는 더이상 TV를, 뉴스에 난무하는 그 거짓말을 보고 들을 수가 없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희망적인 뉴스는 하나도 없습니다. (중략) 뉴스 프로그램들은 날 미치게 만들지만, 그런망할 것들이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입니다.
- 살람팍스의 평화를 위한 블로그' 중에서
http://dear_raed.blogspot.com/

살람팍스와 블로그
이라크 전쟁이 막 시작되던 무렵인 지난 2003년 3월 전 세계의 신문과 방송들은 일제히 한 블로그를 집중 조명했다. '살람팍스(Salam Pax)'란 필명을 사용하는 이라크 청년이 운영하는 이 블로그는 당시 바그다드 현지의 숨가쁜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해주면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일부 언론들은 살람팍스의 블로그를 '21세기판 안네의 일기'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만큼 살람팍스가 바그다드 현지에서 시시각각 전해오는 소식들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특히 살람팍스가 전쟁터에서 조심스럽게 올린 인터넷 일기는 전 세계에 블로그란 존재를 널리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물론 블로그가 2003년 무렵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1997년 무렵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블로그는 특히 2001년 발생한 9.11 참사 이후 미국에선 이미 상당히 널리 퍼져 있었다. 한국 역시 2002년 말부터 블로그 서비스 전문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조금씩 블로그가 확산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주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확산됐다면 살람팍스를 계기로 일반인들도 블로그에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흔히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새로운 매체가 힘을 얻는다고들 한다. 제2차 대전 당시 전쟁 소식에 목말라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렸던 라디오부터 케네디 암살 사건을 비롯한 수많은 역사의 현장에 함께 했던 텔레비전, 그리고 제 1차 걸프 전쟁 당시 급부상했던 24시간 뉴스채널 CNN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또 코소보 전쟁이나 다이애나 자동차 사고 같은 대형 사건들은 인터넷 신문이 자리잡는 데 중요한 기회로 적용했다.(Hall 2001 107쪽)

살람팍스의 블로그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 할수 있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현지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 주었다는 점만으로도 전 세계인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당시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주류 매체들은 상당한 보도 통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전쟁 지역에 직접 접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으며, 때론 전시라는 점을 감안해 언론들이 '알아서' 자체 검열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앵무새처럼 전환을 되풀이하는 언론 보도에 식상한 사람들에게 살람팍스의 블로그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언론들의 이라크 현지 소식을 제대로 전해주지 못할때 살람팍사는 현지인 특유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당시 상황을 실감나게 전해줬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바로 '누구나 손쉽게 만들수 있으며' 최신 글이 맨 위로 올라오는 '언제 어디서나 수시로 업데이트 할수 있다는' 블로그 특유의 형식적인 장점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폭격과 포격은 그날 밤 6시부터 9시 혹은 10시까지 그리고 다시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자행되었으며 그 와중에 세 번의 커다란 폭음의 지축을 울렸습니다. 몇몇 바보들은 소총과 권총을 쏴대기 시작했지만, 그로 인해 나의 망상적인 이모는 미군들이 거리에까지 진입했다고 믿어버렸습니다. 그날 밤에는 캄감한 거리를 순찰하는 무장차는 딱 한대뿐이었습니다. 시내 중심가에 사는 삼촌은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거리에는 모두 군인들밖에 없어서 마치 전장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곳 사람들의 집 대문 바로 앞에는 히즈비들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아침이 되자 사람들은 그들에게 차와 빵을 주거나 먹을 것들을 가방에 넣어 주기도 했답니다(pax 2003/2003 p219)

살람팍스의 블로그는 이처럼 전쟁이 진행되는 순간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음악을 듣고 직장에 나가고 또 나름대로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진리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마디로 신문 기사속의 전쟁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의 전쟁을 생생하게 전해준 것이다. 이 같은 매력에 힘입어 살람팍스의 블로그는 그 당시 막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던 블로그의 인기에 불을 지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람팍스의 안전을 걱정하는 가운데, 글을 통해서 그를 만날 수 있도록 해준 블로그란 존재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살람팍스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블로그 전도사 역할을 감당했다.(블로그 파워)

posted by Blogsecret